전기계에서 정식 ‘사회적 기업’이 마침내 탄생했다. 이른바 ‘착한 경제’의 상징으로 불리는 사회적 기업의 탄생은 이전투구식 저가 수주와 출혈경쟁이 난무하고 있는 전력기자재 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. 이기현 일렉콤 대표는 26일 기자와 만나 “최근 고용노동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사회적 기업을 인증받았다”면서 “회사 설립 19년 만에 오랜 꿈을 마침내 이루게 돼 임직원들과 함께 서로를 축하했다”고 말했다. 그동안 전기계에선 지방자치단체에서 인정하는 예비 단계의 사회적 기업은 있었으나, 고용부의 정식 사회적 기업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.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경기도 ‘예비 사회적 기업’ 인증을 거쳐 이달 고용부의 정식 인증을 획득함에 따라 사회적 기업으로 완전 전환됐다. 특히 일렉콤은 사회적 기업 전환에 따른 정부 예산 지원을 한 푼도 받지 않을 계획이다. 이는 그동안 수배전반 시장에서 쌓아 온 사업적 자신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. 이 대표는 “왜 기업을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화두에 대해 오랜 기간 고민했고 종교적 신념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신념을 실천하는 의미에서 사회적 기업 만한 게 없다고 생각했다”면서 “기업의 윤리와 도덕, 법적·자선적 가치를 사회적 기업이라는 틀에 온전히 가둘 수 있게 돼 뿌듯하다”고 말했다. 일렉콤은 지난 5월 이후 취약 계층 인력 15명을 채용했으며, 앞으로 전체 임직원의 절반 수준까지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. 중소기업이 법인 자체를 사회에 기부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전기계는 물론이고 전 업종을 통틀어서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. 사회적 기업은 ‘매년 배분 가능한 이윤이 발생하거나 청산시 이윤의 3분의 2이상을 사회적 목적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’는 내용이 정관에 명시돼야 한다. 저소득자와 고령자,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근로자 대표가 경영에 참여하는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를 지닌 법인이다. 상속은 원천 배제된다. 특히 일렉콤은 관수시장을 중심으로 안정적 판로를 구축해 놓은 기업이기 때문에 ‘지속가능한 사회적 기업’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다. 이 대표는 “고단한 삶을 대물림하지 않고 취약계층도 자녀를 온전히 교육시킬 수 있는 노동환경을 제공한다면 우리 사회는 좀 더 밝고 행복해질 것”이라며 “개인적으로도 여태껏 살아오면서 가장 잘한 일인 것 같다”고 환하게 웃었다. 1995년 설립된 일렉콤은 ‘가스 및 고체절연 복합형 폐쇄배전장치(EGIS)’, 우수조달 지정을 받은 내진기능을 갖춘 배전반과 MCC(전동기제어반), 분전반 등을 생산하고 있는 연 매출 200억원대의 기업이다. |